
나무 같은 것들
Digital graphics,
60.0cm x 42.6cm, 300 ppi,
2013.
4-3 하나님 나라를 누리는 이야기
야곱의 축복
성경 말씀 속에 특별한 축복의 이야기가 있다.
아버지 야곱이 열두 아들들에게 유언처럼 남긴 메시지인데, 그 끝말을 “각인의 분량대로 축복하였더라”라고 마무리 하였다. 그러나 내용 중에 축복으로 여기기 어려운 부분이 많이 있다.
르우벤아 너는 내 장자요 나의 능력이요 나의 기력의 시작이라 위광이 초등하고 권능이 탁월하도다마는 물의 끓음 같았은즉 너는 탁월치 못하리니 네가 아비의 침상에 올라 더럽혔음이로다 그가 내 침상에 올랐었도다 <창49:3,4>
장자 르우벤에 대한 메시지인데, 아비의 침상을 더럽힌 사실이 기록되어 있다. 축복하는 내용이라기보다는 그의 패륜을 폭로하고 성토하는 문장이다.
르우벤은 아버지의 첩인 빌하와 통간하였다.<창35:22>
빌하는 르우벤의 둘째어머니 라헬의 여종이었는데, 라헬이 남편 야곱에게 첩으로 주어 두 아들 ‘단’과 납달리’를 낳았다.
그러니까 르우벤의 동생인 ‘단’과 납달리’는 형제이자 연인의 아들이 된다.
400년 후에 하나님이 주신 율법으로 이 사건을 다스리면 다음과 같은 심판에 처해져야 한다.
누구든지 그 계모와 동침하는 자는 그 아비의 하체를 범하였은즉 둘 다 반드시 죽일지니 그 피가 자기에게로 돌아가리라
<레 20:11>
야곱의 하나님과 모세에게 율법을 주신 하나님이 다르지 않다.
르우벤은 아비에 대하여 패역한 범죄를 저지른 아들이다.
아비는 이 패륜에 대하여 구체적인 처벌도 없었지만, 사건을 덮어서 없는 것으로 처리할 의사도 없다.
그러면, 이 지극히 중요한 시점, 야곱이 이 땅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아들들과 헤어져야 하는 시간에, 아비가 자식들에게 남기는 가장 중요한 정보나 약속 가운데 빼놓을 수 없었던 자식들의 허물에 대한 내용은 열두 아들들에게 그리고 오늘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전해주고 있는 것인가?
야곱은 절뚝발이이다.<창32:31>
하나님 앞에 믿음으로 살지 못하였다는 증거로 하나님이 만들어 주신 흔적이다.
하나님을 물리적인 방법까지 동원하여 그를 다스려 주시고 약속의 하나님 앞으로 인도해 주셨다. <창35:>
험난했던 삶을 정리하면서, 야곱에게는 아들들에 꼭 새겨줘야 할 두 가지 세계가 있었다.
첫째는 인생의 하나님에 대한 패역이다.
이미 자신의 험난한 삶을 통하여 약속을 무시하고 자기 생각을 따라 간 많은 시간과 사건들이 그에게 경험되었다.
그리고 아들들을 통하여 육의 세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피에 젖은 요셉의 채색 옷을 들고 온 요셉의 형들에게 “악한 짐승이 그를 먹었도다”하며 야곱은 슬퍼하였다.
‘육’은 짐승의 세계이다.
‘잔인한 살인’, ‘사자 새끼’, ‘나귀’, ‘뱀’, ‘이리’ 등은 아들들의 육의 세계를 나타내는 단어로 사용되었다.
동생을 죽일 수 있는 힘은 아비를 무시하는 아들의 마음에 형성이 된다.
아비의 침상을 더럽힐 수 있는 힘도 아비의 권위를 무시하는 곳에서 나온다.
이 아비에 대한 패역은 하나님에 대한 패역으로 연결되어 있다.
두 번째, 아들들의 마음에 반드시 새겨야 할 야곱의 메시지는 이 패역한 인생들을 위한 생명의 약속이다.
유다야 너는 네 형제의 찬송이 될지라 네 손이 네 원수의 목을 잡을 것이요 네 아비의 아들들이 네 앞에 절하리로다 <창49:8>
육의 세계에 대한 저주의 종결은 곧 ‘예수 그리스도’이다.
아브라함으로부터 예수에 이르는 가보(家譜)는 ‘유다’를 통하여 이어진다. 이 생명과 믿음의 가보는 성경의 중심을 이룬다.
아브라함에게 허락한 복은 곧 예수 그리스도이다.
홀이 유다를 떠나지 아니하며 치리자의 지팡이가 그 발 사이에서 떠나지 아니하시기를 실로가 오시기까지 미치리니 그에게 모든 백성이 복종하리로다 <창49:10>
하나님의 권세가 유다를 떠나지 아니하여 실로가 오시기까지, 영원한 평화를 가져올 그리스도가 오실 때까지 함께 하신다는 약속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야곱의 메시지가 참 축복이 될 수밖에 없는 근거를 확인할 수 있다.
르우벤의 패역은 한 개인의 행위가 아니라 아담 안에 있는 모든 인생들의 하나님에 대한 패역을 설명하고 있고, 그 패역이 인정된 심령, 사망 안에 있는 자신을 본 인생은 유다를 통하여 제시한 그리스도의 세계로 인도되어 하나님의 영원한 축복에 참여할 수 있다.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죽은 것같이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삶을 얻으리라 <고전15:22>
나는 아담을 닮아, 르우벤과 같이 아비와 하나님을 무시하고, 시므온과 레위처럼 잔인한 살인자이고(실제로 사람을 죽이지는 않았지만 마음에서 많이 죽였다), 욕망이 제어가 되지 않고, 나귀, 뱀, 이리와 같은 짐승의 성품을 가지고 있다. 이전에는 이런 나를 몰랐는데, 하나님의 큰 은혜로 알게 되고, 믿어졌다.
그 은혜를 입은 그 곳에서 이미 준비된 그리스도의 세계에 속하게 되었다.
자식을 낳아 키워보니, 그 육은 여전히 아담을 닮은 나의 모습이었다.
만일 내가 내일 이 세상을 떠나게 되어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유언을 남긴다면, 어떤 메시지를 유언으로 남겨야 하나?